재야 금석학의 대가 구본혁
2009. 08. 03.
아름다운 동강을 돌아 보고 태화산 자락의 큰골 숙소에 도착하였습니다.
이 곳은 같이 동행한 시인이신분이 오래전에 마련하고 농사도 지으시며 가끔씩 오셔서 지내시는 공기 좋고 풍광이 아름다운 곳입니다. 옆집에는 마음씨 너무 좋으신 엄 할아버님댁이 있고 그 옆에는 재야 금석학자인 구본혁(具本赫)님이 계십니다. 우릴 안내하신 분께서 구선생님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서울에서 30여년간 서예학원을 운영해 오시면서 서예가협회 회원전 특선을 하신분이며 해박한 한문 지식을 바탕으로 금석학에 관해 관심이 많으셔서 수십년 동안 전국 곳곳을 돌아 다니시며 각종 비문을 탁본하여 종류별로 제본하시고 소실된 내용은 한문 지식을 바탕으로 올바른 해석을 하시어 책으로 정리를 해 놓으셨습니다. 우리는 그 많은 자료와 자료를 모으기 위해 고생하신 이야기를 들으며 밤이 깊은 줄도 몰랐습니다. 그러나 구선생님은 너무 겸손하셔서 이렇게 어렵게 모은 자료들에 대해 널리 알리시지 않고 당신이 좋으셔서 한 일이라며 알리는 것을 원하지 않으셨습니다.
이 작은 블로그에 이러한 내용을 알리려는 것이 구선생님께서 평생 노력하여 모은 역사적인 자료들이 얼마나 세상에 알려지고 또한 이 자료들이 필요한 후학들에게 얼마나 잘 알려질지 모르지만 안타까운 마음에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간절히 바라기는 이러한 자료들이 후학뿐 아니라 나라의 역사를 바로 세우는데도 잘 활용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구본혁선생님께서 탁본한 자료들은 종류별로 분류하여 제본된 책을 설명하고 계십니다.
민영환에 관한 자료 비문의 탁본 원본과 해석을 같이 해 놓으셔서 후학들이 자료로 활용하거나 역사를 정리하기 좋도록하였습니다. 이렇게 제본하기가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걸린답니다.
종류별로 분류하여 제본한 책들 그 자료가 엄청납니다. 수십년간 이 지료를 모으기 위하여 얼마나 고생하였는지 그 일화를 듣는데 밤새는 줄 몰랐습니다.
탁본한 자료들
탁본을 2 -3부씩 하셔서 하나는 책으로, 또 다른 하나는 족자로 만들어 보관하고 계십니다. 중간에 훼손된 부분은 문맥을 보고 책에서 복원하여 설명을 해 놓으셨습니다. 저처럼 한문 실력이 없는 사람은 입만 벌리고 있을 뿐입니다. 옛날 고교 시절 역사 시간에 광개토대왕비를 일본인들이 훼손 시키고 '자기 나라에 유리한 글자를 새겨 넣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분개했던 기억이 납니다.
비문에 새겨진 글 뿐만 아니라 비문 위에 그림들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탁본 기술이 엄청난 수준이십니다.
탁본 자료를 병풍으로 만드신 것도 있습니다. 이 엄청난 자료들은 모두 박물관에 있어야 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정리된 자료들
수십년 동안 이 자료를 모으기 위하여 많은 자금을 쓰셨고 한 비문의 탁본을 얻기 위하여 한 곳을 3-4번씩 방문하셨다 합니다. 돈도 되지 않는 일을 하시는 구선생님에게 불평 한 번 없으신 사모님의 내조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지요.
훼손된 비문의 탁본을 얻기 위해 고생하신 말씀이 지금도 귀에 생생합니다.
이러한 자료들이 국가와 후학들에게 잘 활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 많은 사진이 있습니다만 관심이 있으신분은 블로그에 댓글을 달으시면 구선생님에게 연락하여 본인의 의사에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구선생님이 젊은시절 기와에 새기셨다는 작품
구선생님의 생활 터전 정자에서 내려다 보는 풍광이 아름답습니다.
손수 지으신 황토방
밤에 본 황토방
면앙정
거실에서 바라본 풍경
손수 설계하여 지으신 집 전경
구선생님을 만나 많은 것을 배우고 그 겸손하신 모습에서 삶도 배웠습니다.